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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험/일상

[후기] 지독한 다한증 수술 후기 feat T4 절제술

by 잇딴 2024.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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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한증 경험

태어났을 때부터 손발 다한증으로 큰 고통을 받았어요.  다한증 원인은 유전적 원인, 땀샘의 과활성, 이차성 다한증 (다른 건강 상태 또는 약물로 인해 유발됨)이라는데 저는 명확한 원인없이 손발에 땀이 많이 났어요.

손바닥이 끊임없이 젖어 땀을 흘리면서, 다른 사람과 악수를 하는 것도, 책을 집는 것도 불편했죠.  아직도 기억에 남는 건 수능 볼 때 OMR카드가 젖어서 새로 받아서 작성했던 거..? 극혐
사회에 나와서도 불편함은 여전했고 사람들과 악수를 하거나, 내가 먼저 물건을 만져야하는 상황이 있으면 괜히 먼저 창피하고 초조함, 그리고 미안함을 느꼈어요. 왜 창피하고 미안한 느낌이 드는지 궁금할 수 있는데, 이건 과거 오~랜 경험에서 나온거예요.
예를 들면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저 다음에 들어오는 사람이 문 손잡이를 잡고
 ‘누가 물기를 안닦고 손잡이를 잡았네’ 하면 엄청 찔리죠.


수술 전에는 드리클로를 받으면서 어느정도 버텨봤지만 드리클로는 임시적인 방안이었고 무엇보다 드리클로를 바르면 손이 갈라져서 항상 피가 나곤 했어요.

손 다한증

 
 

다한증 수술 병원

그러다가 이제는 못살겠다싶어 수술을 받아봐야겠다 결심을 하고 근처에서 가장 잘한다는 곳을 찾아 갔습니다.  원래 가려했던 곳은 유튜브나, 카페에서 유명한 큰 병원이었는데 전화해보니 상담하려면 6개월이상 대기해야 한다해서 쿨하게 패스.
다른 병원을 알아보다가 인터넷으로 후기도 좋고 비교적 집이랑 가까운 병원을 찾아서 전화해보고 상담 예약을 잡았어요.

 

부작용(보상성 다한증)

병원 첫방문하여 상담을 하는데 역시나 보상성 다한증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어요. 보상성 다한증이란 신체의 다른 부위에 땀샘이 제거되거나 손상된 경우 발생하는 과도한 발한(땀이 나는 것)인데, 쉽게 말해 손발 땀을 억제시키면 다른 곳에서 땀이 대신 나온다는 것이었어요.
다른 후기들을 보면 보상성 다한증으로 인해 2차 피해를 봤다는 것도 있었는데 지금의 저는 현재가 너무 불편하니 보상성 다한증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죠. 아울러 보상성 다한증 발생 확률이 30~80% 정도라 하니 혹시나 그 소수에 제가 포함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어요 ㅋㅋㅋㅋ
수술 방법도 여러가지인거 같은데 저는 T4 절제술? 이라고 들은거 같아서 집에와서 검색해보니 아래와 같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T4 교감신경 절제술은 손 다한증을 치료하는 수술 방법으로, T4 교감신경을 절제하는 수술입니다.
- 장점:
  효과적: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과도한 발한을 크게 줄입니다.
  영구적: 수술의 효과는 일반적으로 영구적입니다.
- 단점:
  보상성 다한증: T4 ETS 후 약 30~80%의 사람들에게 보상성 다한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신체가 제거된        땀샘을 보상하기 위해 다른 부위에서 더 많이 땀을 흘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 Horner 증후군: T4 ETS는 드물게 Horner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는 눈꺼풀 처짐, 동공 수축,
  안구 움직임 제한을 특징으로 하는 상태입니다.
- 땀 분비 과소: 일부 사람들은 수술 후 특정 부위에서 땀 분비 과소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 재발:** 드물게 수술 후 과도한 발한이 재발할 수 있습니다.
- 감염 및 출혈:** 모든 수술과 마찬가지로 T4 ETS는 감염 및 출혈과 같은 합병증의 위험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T4 ETS는 손 다한증을 치료하는 효과적인 수술이지만 보상성 다한증의 위험과 기타 잠재적인
  합병증을신중하게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수술이 겁났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고 지나치게 땀을 흘리지 않고 살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해보겠다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수술 당일

상담 예약하는 것도 몇 주 소요됐는데 수술은 상담 이후로 두달 이상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이 조그만 곳에 다한증 환자가 왜 이렇게 많나 싶기도 하면서도, 많은 환자가 올만큼 이 병원은 수술케이스가 많으니 괜찮겠구나 하며 안심이 되었어요.


그렇게 수술 예약을 하고 수술 한 1주일전? 쯤에 피검사 같은거 좀 하고 드디어 수술당일이 되었어요. 전날 저녁부터 금식하고 아침 9시까지 병원에 도착해서 간단히 검사를 하고 바로 수술대에 올랐어요.
상의를 탈의한 채 십자가 형태의 침대에 눕히고 팔다리를 묶더군요. 움직일 수 있어서 그런다는데.. 너낌이 쎄했…
그런 생각 드는 것도 잠시 마취가 몸에 돌면서 바로 기-절
수술시간은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됐다고 나중에 들었는데 수술한 사람 입장에선 뭐 잠깐 사이에 뭐가 끝난 느낌이었어요. 수술할 때 폐를 쪼그라트려야하는데 그거 때문에 계속 숨쉬기 운동을 해야해요. 안하면 폐 건강에 안좋다고 하던데…
 
그래서 절-대 못자게 깨우면서 계속 깊은 숨을 쉬라고 주변에서 말해줘요. 마취 깨지도 않아서 비몽사몽한데 계속 뭐라하기만 하니 넘나 힘들..
 

숨쉬기 하는 이유
- 폐 협착 방지: 교감신경 절제술은 호흡에 관여하는 신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숨쉬기 운동은 폐를 팽창시키고 협착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호흡기 합병증 감소: 숨쉬기 운동은 수술 후 폐렴과 같은 호흡기 합병증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기도 정리: 숨쉬기 운동은 기도에서 점액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어 호흡을 개선합니다.
- 통증 완화: 숨쉬기 운동은 수술 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숨쉬기도 힘든데 이것보다 더 힘든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복부 통증. 배꼽 살짝 옆아래에 구멍을 두개 뚫었는데 이거 때문에 움직일 때마다 진짜 너무 아파요. 상담받을 땐 근육통 정도라고 말했었는데 제길 이거 너무 아픈데? (엄살 두 스푼)
혼자서 눕고 일어나기가 꽤나 힘들었고, 그 때마다 숨을 제대로 못쉬니 더 힘들고.. 내가 이럴려고 수술했다 자괴감이 들어… ㅋㅋㅋㅋㅋ


수술 끝났으니 나가서 점심이나 맛있는거 먹어야겠다라고 생각한 찰나. 다음날 아침까지 죽을 먹어야한다고 하신다.. 그것도 점심은 패스해야한다고 하심.
그렇게 당일퇴원하는 오후 5시까지 병실에서 걷기 운동 + 숨쉬기 운동 열심히 하고 집에 귀가했어요. 오는 길에 본죽에서 야채참치죽을 사먹었는데 다먹고 탕수육 시켜먹은건 안비밀. 요즘 안심탕수육 폼 미쳤
 

수술후 받은 안내내용

 

현재 수술 4일 후

수술로 인한 몸에 구멍이 총 6군데 있어요. 겨드랑이, 꼭지쓰, 배 각 2개씩. 주기적으로 소독하고 있는데요, 수술직후와 마찬가지로 배에 있는 구멍 때문에 여전히 정상적인 활동은 불가해요. 움질일 때마다 소심해진다고나 할까.. 물론 첫날보단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불편한 건 여전..
숨쉬는 것도 꽤나 자연스러워졌어요. 평소처럼 가벼운 숨은 이전과 동일한거 같은데 숨을 최대한 들이마시면 명치가 씨게 아파요. 아직도 숨쉬기 운동이 필요한가봐요.

 

만족도

수술직후부터 손발에 땀은 확 줄었어요. 수술할때가 마침 드리클로 발라야할 타이밍이어서 손발에 줄줄 흐르기 시작했었을 때인데 수술이후 뽀송뽀송 아기 피부가 되었어요.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궁금해서 수술끝나고 집에 온 날 저녁 긴장감 폭발하는 게임을 잠깐 했는데 손에 땀 거의 안나더군요. 원래는 바닥에 육즙 뚝뚝 떨어뜨리며 했었는데… ㅋㅋ


그러던 오늘 아침! 자고 일어나는데 뭔가 쎄한 느낌이 납니다. 발에서 땀이 엄청 나는 듯한 느낌이 나더군요. 만져보니 살짝 땀이 나오긴했는데 이전만큼은 아니고.. 뭔가 싶었죠. 가만 냅두니 이 녀석이 더 나오네? 바로 병원에 전화했더니 일시적인 발한으로 1~2일 지속된다고 하네요. 수술하면 40~50% 환자에게 발생한다고 해요. 아무래도 저는 보상성 확률도 피해가지 못할 팔자인가 봅니다.. ㅠㅠ
 

비용

수술에는 약간의 비용이 들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다한증은 내 삶에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돈은 생각하지 않는게 맞는 듯.. 그래도 돈은 중요하니께…
치료(수술) + 검사비까지 약 200만원 들었는데 아직 보험청구를 안해서 얼마나 보험처리가 될지 모르겠어요. 보험처리 많이 나왔으면 좋겟다아..
 

마치며

수술 후 약 2주 후에 실밥을 뽑게 되는데 실밥 뽑고 좀 지내보다가 나중에 후기 다시 올려볼게요~!
* 발에 땀이 안나니까 양말이 엄청 잘 벗겨지네요. 땀났을 땐 양말이 발에 착 하고 붙어있었는데… 이거 불편하긴한데 그래도 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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